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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작가

호안 미로 Joan Miró

by 크레아K 2021. 9. 20.

인물 Personnage

작품 정보   인물 Personnage, 1974브론즈190 × 152 × 173 ㎝

 

작품 설명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에서 태어난 호안 미로(Joan Miró, 1893-1983)는 회화, 조각, 도예, 오브제 작업을 망라하는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이다. 1918년 개인전을 마치고 이듬해 파리에 입성한 미로는 스페인에서의 성장과정에서 보았던 가우디 건축의 영감과 파리에서 교우한 마티스, 피카소, 루소 등의 영향을 받아 유기체적 형태와 화려한 색면의 조형적 구성을 조합하는 미로만의 생태적 추상(biomorphic abstraction)을 탄생시켰다. 1920년대 초반, 초현실주의 문인 브르통(Andre Breton)과 교류하며 점차 초현실주의에 동조하게 된 미로는 다양한 신체기관과 동물, 식물, 무생물을 아우르는 기묘한 형태들로 구성된 환상적인 화면을 구축하였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며 팔마 데 마요르카에 거주하게 된 미로는 모차르트와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리듬과 질서를 작품에 더하게 된다. 이후 그의 작품은 원근감이 배제된 화면에 문양과도 같은 형상들을 나열하는 거대한 우주적 기호로 전환되었다.

그의 조각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1930년대였다. 주로 브론즈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오브제를 이용한 미로의 조각은 회화에서처럼 기하학적 형태와 유기적 형태의 독특한 결합을 보여주었다. 특히 브론즈는 여성, 새 등을 상징화한 형상에 음각으로 선(線)을 넣은 것이 두드러진다. 전시된 등신대 규모의 <인물 Personnage>(1974)은 구(球)형과 주전자 모양의 형태가 마치 상반신과 하반신처럼 위 아래로 등장하며, 양쪽으로 튀어나온 형태는 새의 부리나 짐승의 꼬리, 혹은 주전자의 손잡이를 연상시킨다. 브론즈의 표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선묘는 이런 기하학적 형태에 표정을 부여한다.

생태적 추상은 대상의 재현과는 무관한 추상적인 형태에서도 유기체적인 생명력을 느끼게 해준다. 이는 주로 감상자의 연상 작용에 의지하는데, 익히 보아왔던 물체나 생물의 특징적 형태를 조금만 암시해도, 곧 그것을 떠올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미로의 조각이 인간의 형상이건 새의 포즈이건 간에, 그것은 결국 감상자의 마음속의 상(想)에 달린 것이다.
이지은(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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